퇴사하고 싶다면 꼭 봐야 할 심리학 실험 5가지

1. 왜 나만 참아야 하지? 직장 속 심리적 소진의 정체

“오늘도 퇴사하고 싶은데, 내일 출근한다.”
지치고 불만스러운 직장 생활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그만두고 싶다’는 충동과 맞섭니다. 하지만 정작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그 감정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심리학은 이 지점에서 놀라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다양한 심리학 실험들은 ‘조직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고 무너지는지’를 실험적으로 밝혀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퇴사를 고민하는 모든 직장인을 위해, 꼭 알아야 할 대표적인 심리학 실험 5가지를 소개합니다.
이 실험들을 알면, 당신의 현재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나아갈 방향도 조금은 명확해질 것입니다.

2. 퇴사 심리를 들여다보는 심리학 실험 5선

1) 스탠퍼드 감옥 실험 – ‘역할이 사람을 바꾼다’는 진실

실험 내용
1971년, 필립 짐바르도 교수는 스탠퍼드 대학 지하에 가짜 감옥을 만들고,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수감자’와 ‘교도관’ 역할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단 6일 만에 실험은 중단되었고, 그 이유는 교도관 역할을 맡은 평범한 학생들이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직장과의 연결
회사의 ‘직책’과 ‘역할’은 종종 사람의 본성과 판단을 마비시킵니다.
조직 내 권위 구조가 심리적 폭력이나 부당함을 정당화하게 만들고, 때론 ‘나’답지 않게 행동하게 만듭니다.
만약 당신이 현재 직장에서 **‘나는 왜 이렇게 바보 같을까’, ‘왜 다들 갑질을 당연하게 여길까’**라고 느낀다면, 그것은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역할과 환경이 사람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2) 밀그램 복종 실험 – 권위 앞에서의 심리적 무력감

실험 내용
1961년,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참가자들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라”는 실험 명령을 내렸고, 대부분은 권위자의 지시를 따랐습니다. 실제로는 충격이 없었지만, 참가자들은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지시를 거부하지 못했습니다.

 

직장과의 연결
상사의 부당한 명령, 비합리적인 업무, 도덕적으로 회의적인 프로젝트에도 침묵하는 나 자신을 보며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이 실험은 그런 상황에서 대다수가 복종하게 되는 심리 구조를 설명해줍니다. 당신이 약하거나 나약해서가 아니라, 권위와 위계가 인간의 선택을 무력화시키는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3) 러너 효과 – 나만 일한다고 느껴질 때

실험 내용
심리학자 빕 러트너는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있을 때 오히려 개인의 책임감이 줄어드는 현상을 연구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방관자 효과’로, 사람이 많을수록 긴급한 상황에서 누군가가 대신 도와줄 것이라 믿고 행동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직장과의 연결
‘일은 다 나한테 몰려오고, 다른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해’라는 느낌,
‘왜 나만 야근하고, 나만 책임지지?’라는 불공평한 구조는 많은 직장인들이 겪는 감정입니다.
러너 효과는 이 문제의 심리적 배경을 설명합니다. 조직이 클수록 ‘책임 회피’가 만연하고, 결국 누군가는 무거운 짐을 떠안게 되는 것이죠.
이 구조 안에서 당신의 헌신이 당연해지고, 무시당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건 꽤 정확한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4) 배려받지 못한 동기 – 무기력 학습 이론

실험 내용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개에게 통제할 수 없는 전기 충격을 반복적으로 가했을 때,
나중에는 전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탈출하려 하지 않고 체념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이를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 부릅니다.

 

직장과의 연결
“내가 뭘 해도 안 변해.”
“말해도 소용없어.”
“그냥 버티자.”
조직에서 자주 배제되고, 의견이 무시되고, 노력에 대한 인정 없이 반복되는 실패를 겪으면 사람은 결국 자기 동기를 잃고 무력감을 학습하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 퇴사를 고민하는 것은 이성적인 판단이 아니라, 생존 본능에 가까운 심리적 경고일 수 있습니다.

5) 욕구 위계 이론 – 지금 당신의 결핍은 어디에 있나요?

실험 내용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 이론은 인간의 동기가 생리적 욕구에서 자기 실현까지 5단계로 구성되어 있음을 설명합니다.

가장 아래 단계는 생존을 위한 기본 욕구(음식, 안전 등), 그 위에는 소속과 사랑, 존중, 마지막으로 자기 실현이 있습니다.

직장과의 연결
현재의 직장에서 당신이 느끼는 불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돈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인정받지 못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더 이상 배우거나 성장하지 못한다는 정체성 상실감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매슬로우의 이론은 직장 내 스트레스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단순히 ‘힘들다’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어떤 욕구를 채우지 못해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3. 퇴사는 감정이 아닌 구조와 심리의 문제일 수도 있다

퇴사 충동은 단지 감정적 반응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실험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조직 구조, 권위 체계, 상호작용 방식은 개인의 자율성과 심리 상태를 지속적으로 흔듭니다.

그러니 자신을 무능하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이직을 고민한다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인간 본능을 압도하는 구조와 시스템일 수 있습니다.

심리학은 말합니다.
“그 환경에서 그렇게 느끼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제 필요한 건, 그 감정을 어떻게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지를 선택하는 것뿐입니다.